20대 초 연애 고민으로 질문드립니다.

공지사항 23.10.08
안녕하세요. 20살 여자입니다. 최근 연애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찾아보니 네이트판이 연애나 결혼 관련해서 고민 상담이 많이 올라온다고 하여 질문 올려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남자친구는 25살이고 현재 사귄 지 반 년이 조금 넘어갑니다. 이성 관련 문제는 전혀 없는데 서로 성격이 많이 달라 대화가 힘든 게 고민입니다. 저는 사소한 것에도 감동받고 눈물도 많은데, 남자친구는 정말 로봇같아요. 굉장히 냉철합니다. 똑 부러지는 모습은 좋지만, 가끔 보면 정말 공감을 못한다 싶은 구석이 있어요. 연애 초반에 본인이 전여친한테 싸이코같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 분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했을 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평소에도 매일 악몽을 꿉니다. 잠을 많이 설치는 편이고 울면서 깨요. 남자친구와 함께 잘 때도 저도 모르게 자면서 우나봐요. 매번 깨워서 달래주는데, 그래서 요즘엔 저도 남자친구도 오늘은 악몽을 안 꾸길! 이런 말들을 우스갯소리로 할 정도로 매일 꿉니다.
제 어릴 때 꿈이 20살 때 죽는 거였어요. 지금은 그런 생각 안하지만 오랜만에 어린 제가 나와서 죽으라고 하더군요. 깨어나서 엄청 울고 그 꿈 얘기를 했더니 돌아온 반응이 "뭐야 개꿈이잖아" 였습니다. "뭐 얼마나 살았다고" "그럼 나는 어떡해?" 이런 말들이 제게 너무 비수였어요.
남자친구가 저보고 "쉽게 죽을 수 있을 정도로 너에게 내 존재가 크지 않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죽는다고 한 적이 없는데도... 그 때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이 얘기 그만하고 주제 돌리자고 했습니다. 타인의 고민을 듣고 대답을 할 때 위로가 아니고 본인이 궁금한 거 위주의 본인 중심 질문이 먼저인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저희 아버지가 정상적인 성격을 가진 분은 아니십니다. 쉽게 말하면 다혈질에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그런 분이세요. 가끔 남자친구에게 아빠 일로 고민이라고 얘기하면, "나중에 후회하니 지금부터라도 잘하라" 라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물론 저한테 되게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긴 해요. 근데 저도 답답하지만 이거에 대해서 반박하고 화를 내지는 못하겠어요. 남자친구 아버지도 정상은 아니셨어요. 그런데도 남자친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후회를 했다고 합니다. 그걸 아니까 저도 아무말을 못하겠습니다...

제가 항상 저렇게 고민만 얘기하는 건 아니고 평소엔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가끔 한 번씩 힘든 일을 털어놓곤 합니다. 남자친구도 힘든 일은 얘기하라고 하는데 본인 딴에선 공감한거겠지만 오히려 고민을 말하고 더 상처를 배로 받는 기분이에요... 남자친구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지 그냥 저와 공감방식이 다른 건지 구분을 못하겠습니다.

극적인 예로, 예전에 남자친구 지인 중에 모텔에서 불법촬영과 성폭행을 당한 분이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그 분한테 "근데 너는 그 모텔에 왜 들어갔냐?" "애초에 네가 그럴 껀덕지를 안줬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 아니냐?"라고 했다고 합니다. 본인 딴에서는 정말로 왜 그랬는지 궁금해서 물었대요. 근데 저는 그 말을 듣고 많이 충격을 받아서 좀 정이 떨어진 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엄청 뭐라고 했는데 끝까지 왜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지 이해를 못하더군요...

또, 제가 뭘 해도 다 귀엽대요. 자랑이 아니고 제가 진심으로 화내고 울고 속상해하고 우울해해도 다 웃으면서 귀엽다고 합니다. 마치 소동물 보듯이요. 이럴 때마다 가끔 소름이 돋습니다. 이 얘기는 후에 제가 몇 번 화를 냈어서 조심을 하는 것 같긴 합니다만, 이 외에 평소에 나누는 사소한 대화에서도 뭔가 조금씩 결이 다른 것 같아 답답합니다.
제 손가락을 무의식 중에 소리가 날 정도로 꺾어놓고 제가 놀라서 아프다고 하는데도 "기왕 꺾은거 나머지 네 개도 다 꺾어보자." 라며 제 손을 붙잡는 것, 제가 화를 내니 사과는 하면서도 "근데 너무 꺾어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어." 라며 본인의 기분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 같은 행동들을 합니다. 그 전에도 "나는 원래 이러니 너가 이해해라." 라는 식의 말을 했었어서 그냥 하는 말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이 때도 제가 아파하고 화내는 게 귀엽다고 하긴 했어요... 저를 보면 가학심이 든다고 하는데..... 사실 다 짜잘한 일들이지만 쌓이고 쌓이니 힘이 듭니다.

언제는 남자친구가 장난식으로 저를 때린 적이 있는데 정말 진짜 너무 아파서 울었어요. 하루동안 피부에 자국이 남고 부어서 올라올 정도로 아팠습니다. 싫다고 멈추라고 했는데도 강제로 붙잡고 계속 때렸는데, 이 때 제가 화를 내니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그래서 그냥 진지하게 얘기를 했어요. 무섭다고. 근데 남자친구가 무서울 줄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울었어요.
저는 그게 제 기분에 공감하고 미안해서 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무서워 할 것이라고 본인이 예상을 못한 것, 그리고 본인이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이 저에게 먹히지 않는 것, 제가 그 방식은 틀렸다고 한 것에 대해 억울하고 분해서 우는 거였어요. 이 때도 조금 황당하긴 했습니다만... 어찌됐든 해결된 것 같으니 넘겼어요.

요지는, 남자친구가 공감을 할 때 상대방의 상태보다는 본인의 호기심이나 기분이 먼저인 것 같아 고민입니다. 제가 말을 해도 이해를 못 해요. 그냥 서로가 서로를 이해를 못합니다. 어떻게 대화를 해야 풀 수 있을까요? 본인도 하고싶은 말이 많대요. 근데 저한테 말을 하려다가도 아니다, 이러고 그냥 말을 안하고 넘깁니다. 일단 할 말이 있긴 한 것 같은데,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하나요... 괜히 타이밍 안 좋게 꺼냈다가 뒤끝있어 보일까 걱정입니다. 저 혼자 예민한 것 같아요.

전여친들은 이러지 않았는데 제가 특히 더 남들보다 여려서 대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근데 본인 입으로 전여친들한테 쌍욕하고 막 대했다고 털어놨어서 설득력은 없어요. 본인도 그땐 철이 없었다고 인정했고, 어찌됐든 저한테 그러지는 않습니다만, 항상 스스로가 연애할 때 절대적 갑이었어서 그런지 제가 따지는 이런 상황을 어색해하는 것 같아요. 전여친들은 감히 자신에게 이렇게 대하지 못했대요. 친구관계에서도 갑인 부분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남자친구에게 한 번 "주세요~ 해 봐." 하고 장난식으로 말했더니 앞에 있던 친구분이 놀라시더라고요. 감히 XX(남자친구)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대요. 남자친구도 놀라워해요. 그리고 지켜보는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후에도 감히 본인에게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뭐 이런 식으로 몇 번 얘기를 하긴 했는데 저는 연애에서나 친구관계에서나 서로 동등한 위치인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이게 당연하지 않나요...?
정말... 속이 탑니다. 힘들어요. 저도 제대로 된 연애 경험이 없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 지, 과연 제가 옳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이렇게 연애를 하는 건데 제가 과민반응을 하는 건가요? 서로가 서로에게 서툰 것 같아요. 제가 지나치게 감정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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