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재혼한 사람이랑 같이 살게 됐다

공지사항 23.10.14
나는 현재 21살 여자이고 대학생이야.
우리집은 가정사가 좀 복잡한 편이야. 그래서 친구들한테도 전부 다 털어놓기는 힘들더라고. 남친한테도 아직 다 말하지는 못했어. 그냥 엄마랑 살고 있다가 지금 엄마가 재혼한 상태다 라고만 했지.

일단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가 5살 때 아빠가 바람나서 부모님 이혼
-6살까지 아빠가 데려온 이모랑 셋이 살았음
-7살 때 엄마랑 아빠가 다시 합침
-합친 상태에서도 아빠가 계속 이모랑 만나느라 안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엄마도 악착같이 돈 벌기 시작
-초6 때 엄마가 신청한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아빠랑 따로 살았음
-중학교 내내 아빠랑 왕래하면서 지내다가 계속 그 이모도 같이 만나게 해서 연락 끊음
-대학교 1학년 때 엄마가 만나는 아저씨가 생김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이사를 결정
-마침 내 학교 주변에 아저씨가 살고 있어서 그 근처로 이사함
-그때부터 엄마는 아저씨 집에 가 있는 시간이 많아짐
-아저씨가 엄마랑 1주년에 결혼해야한다고 밀어붙여서 올해 5월에 재혼함
-그 때부터 엄마는 주말에 잠깐 집에 오거나 평일에 잠깐 짐 가지러 올 때 빼고는 집에 안 들어옴
-나도 이번년도 5월에 남친 만나면서 거의 남친이랑 붙어있게 됐음
-아저씨 집주인이 당장 집 빼라고 해서 엄마랑 아저씨랑 집을 합치기로 함
-나까지 같이 살아야한다고 방 세 개에 화장실 2개로 알아보는 중임

일단 간단하게만 줄여서 적어봤어. 생략한 건 많지만 다 적으면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나는 애초에 엄마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건 반대하지 않았어. 근데 만난지 얼마 안 됐는데 1년만에 결혼한다는 이 아저씨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더더욱 나를 계속 딸이라고 부르면서 너가 결혼할 수 있게 도와줘야지라며 계속 강요했고 한 번은 내가 불편하다고 난리쳐서 엄마랑 아저씨랑 헤어졌었어.
그것도 아저씨가 술 먹고 집에 찾아와서 딸이랑 얘기 좀 하자고 와서는 결혼 할 거 아니면 헤어집시다. 라는 논리만 내세우면서 협박을 했어. 게다가 자기는 여자 많다고 인기도 많은데 당신 만나고 있는 거야 같은 소리에 내가 화가나서 우리 엄마도 인기 많았다고 그런 식으로 말하지말라고 화내면서 말싸움으로 번졌고 결국에는 아저씨가 결혼할 거 아니면 헤어져! 하고 나간 거였어.
근데 엄마는 이미 경제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이 아저씨한테 의지를 많이 하고 있어서 헤어지고 며칠 동안 힘들어했어. 그러다 결국에는 다시 만나서 5월에 결혼할 거다 1주년에 결혼할 거다는 그대로였고 엄마도 처음에는 왜 굳이 결혼을 하냐, 내가 결혼 생활을 해봐서 아는데 다시 하고 싶지 않다라고 했지만 아저씨가 너무 좋다고 이제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근데 나는 적어도 내가 졸업을 하고 분가를 할 여건이 되면 결혼해서 같이 살았으면 했는데 모든게 너무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거야.
결국 엄마는 결혼하고 나서 아저씨 집에 가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평일에는 집에 옷만 가지러 들렸다가 다시 가고 주말애는 토요일 낮에만 있다가 다시 아저씨랑 밖에 돌아다니고 그랬어. 원래도 엄마는 일하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아예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없어진 거지.
나는 외동이라 10대 때도 항상 혼자서 지냈는데 기댈 곳은 없어서 우울증에 자해도 했었고 불면증, 스트레스성 두드러기를 달고 살았어. 고3때는 내가 힘들어서 스스로 정신과 다니면서 약 먹고 이겨내려고 노력도 했지. 나는 평생을 엄마만 바라보며 살았던 딸이어서 더 그랬던 거 같아. 엄마의 갑작스러운 재혼도 좀 힘들었고 나도 이제 성인이라고 이해하라는 반응에도 많이 힘들었던 거 같아. 그래서 더 친구들하고 만나고 다니고 그랬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싫어서 맨날 술약속 잡고 밤새 마시고 들어오고를 반복하면서 살았지. 그러다가 5월에 같은 과 남친을 만나면서 계속 붙어있게 됐어. 내 집이랑 남친 자취방이랑 5분 거리라 조금씩 붙어있다가 이제는 거의 반동거나 마찬가지야.

근데 문제가 생겼어.
아저씨가 사는 집주인이 빨리 집을 빼달라는 상황이 생긴거야. 원래는 내가 졸업하고 집을 합칠 계획이었는데 이 변수로 아예 합치기로 결정을 했어.
그래서 지금 집을 찾아보고 있는 상황인데 방 세 개에 화장실 두 개짜리를 찾고 있대. 나는 차라리 내가 나가서 살고 싶지만 이제 대학교 2학년인 나도 그런 여건이 안되고 엄마도 나를 지원해줄 여건이 안돼.
그러면서 내가 남친이랑 그렇게 반동거하면서 지내는 거 꼴보기 싫다고 이사가면 통제할 거니까 각오하라는 거야. 통금은 겨우 설득해서 새벽 2시까지 해준다고 했고 나가서 자고 오는 건 절대 허락 안 해줄거래.
솔직히 나는 반동거가 좋은 방식은 아닌 거 알지만,
그동안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용돈도 끊기고 엄마 카드도 막히고 알바도 한달 월급이 30, 40이어서 당장 끼니도 못 사먹을 때 옆에서 도와준게 남친이었고 내가 돈 없어서 친구랑 만나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서 우울해하니까 돈 주면서 친구랑 맛있는 거 먹고 들어와라고 해준 것도 남친이었어. 지금 이 생활이 나에게는 유일한 버팀목인데 그것마저 못하게 되면 정말 너무 힘들 거 같아.

분가를 하고 싶으면 설득을 시켜보래. 합당한 이유를 대서 얼마나 지원해주기를 원하는지. 그런 거 아니면 잔말말고 그냥 같이 사는 걸 택하라는데 너무 막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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