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오랜 연인이었던 소중한사람
너와 이별한지 하루째야
색깔이라고는 없던 무채색에 가까운 내 삶에
너라는 사람이 색을 칠해주더라
5년이란 긴 시간 동안 사랑으로 베풀어줘서 고마워
그래서였던 걸까, 많이 벅찼던 걸까
사정상 떨어지게 된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니가 내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어
오후 9시가 되기전, 피곤하다며 일찍 자보겠다는
너를 매번 의심 없이 넘겼고, 회식에 다녀와서 바로
자겠다는 니가 그 길로 사랑한다는 그 여자의
집으로 달려간 것 또한 꿈에도 알지 못했어
어제 너의 주머니 속에 있던 핸드폰에 통화버튼이
눌려 전화를 받은 나에게 4분간의 지옥을
선사하더라
전화가 걸린지도 모르고, 옷을 벗네 불을 끄네
마네 하는 통화 속의 남녀의 대화가 나를 칼로
쑤시고 그 칼을 휘젓는 것처럼 아팠어
인생 통틀어 최악의 순간인거 같아
'사람에게 기대어봐도 될까'란 생각이 들게 해 준
너에게 받은 상처는 무엇보다도 깊고 쓰라리다.
평일에는 그 여자와 입을 맞추고, 살을 맞대고
주말에는 나와 입을 맞추고 살을 맞댄 너
정리해보려고 했지만 정리가 되지 않아 그녀의
집에 찾아가서 밤을 지새웠다는 너에게 할 말을
잃었어
나는 너에게 뭐였을까
그저 자신의 가족에게 잘하고 장기연애로 동거도
하고 있지만 정리해야하는 귀찮은 여자
정도였을까.
이제와서 다 무슨 소용이겠어
넌 나와 같이 키우던 반려견도 내팽개치고
안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그 여자에게 가버렸네
그런 널 보면 세월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나는 세월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서 너를 미워할
수도 없다
너의 행동을 욕할 수는 있는데 미워지진 않더라
사랑한다는 그 여자가 회개 기도를 드리며 너와의
관계를 어렵게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 말에도 기가
찼지만, 한편으론 '너와 그녀가 그간 얼마나 힘들게
사랑을 나눴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남자친구가 아닌 사람으로서 널 많이 아꼈으니까
니가 사랑한다는 그 사람도 밉지 않더라고
다만, 남한테 상처 주고 사는 행동은 햇살같이
사랑스러운 너와는 어울리지 않아
앞으로 예쁜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도 수많은
유혹이 있을 텐데, 그때마다 잘 넘기며 살길 바라
실수는 이번 한 번으로 끝냈으면 해
웃는 모습이 이쁜 내 사람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떠나갔지만
너의 행복을 기도할게
마지막으로 악수를 하며 작별인사하는 너의 손에
그녀가 주었다던 대일밴드가 감겨있더라
가슴이 미어졌지만, 한편으로는 니가 나를 놓을
만큼 너에게 가치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지금 이 새벽에도 자다 일어나서
눈물로 베개를 다 적셨어
샤워하다가도 무너져서 울고, 지하철에서도
길가다가도 우리 반려견 산책시키다가도
눈물이 나와
눈물이 마르질 않는다
5년간의 연애로 넌 내 인생의 일부가 돼서
사진정리도 너무 힘겹더라
시간이 지나서 너가 자연스레 잊혀질때
조금씩 지워볼게
너에게 쓰는 부치지 못하는 편지가
언제까지 쓰여질까
평생은 아니겠지?
마침표를 찍는 날이 너무 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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