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는 인생에서 아이돌이 뭐냐

공지사항 23.10.29
아이돌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돌이 인생에서 큰 의미가 아닐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돌에 목숨 걸지도 말고 걔네만 보지 말라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인생에 아이돌 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고층 건물을 보기만 해도 떨어지면 아플까 하는 그런 생각만 들었던 때가 많았다. 그냥 혼자 떠나서 죽어버릴까 하는 고민도 수천 번을 했다. 그 때마다 콘서트 가야지, 우리 애들 활동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갔고, 그럴 수 있을 줄 알았다. 우울해서 속이 텅 비었을 때도 아이돌 영상 보면서, 지어주는 미소를 보면서 비어버린 속을 다시 채워넣기를 반복 했었다. 10년 넘게 그러고 살았다. 가족한테는 애정을 못 느끼면서 아이돌한테 목숨을 절절 맺다.
근데 오늘 이 짓에서 부질을 못 느꼈다. 콘서트에 더 가보겠다고 스트레스 받으며 인터넷을 뒤적거리는 내가 뭐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때문에 삶을 연장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 인생에는 이거 밖에 없었다. 원래였다면 이미 캐나다에 있었을 거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그냥 거기서 죽을 거였으니까. 근데 콘서트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한 달을 더 한국에 발 붙였다. 그리고 이번 주, 누구를 봐도 마음이 치유 되는 기분이 안 든다. 늘 그렇듯 반응 해야하니까 꾸역꾸역 머리만 반응한다. 진심인지도 모를 코멘트를 달았고, 아이돌을 찾아보고 저장하는 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된다. 이제 정이 떨어질 대로 다 떨어진 게 느껴지는데 내가 그러겠냐는 생각으로만 지웠다. 그리고 방금을 눈물로 지웠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일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화살표랑 다름이 없다. 내 삶의 의미는 작은 액정 속에서 나와 소통하는 존재고, 그 액정 마저도 없으면 보기도 힘들다. 사실 볼 수도 없다. 나만 잊으면 저 쪽은 어차피 날 모른다. 이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 뭘 보면서 삶의 의미를 느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유난히 살아가기 싫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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