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아지를 죽였습니다

공지사항 24.01.22
저희 할머니는 몸이 편찮으십니다

그런 할머니를 위해 아빠는 개를 데려왔습니다
과거 할머니의 구멍가게였던 오래되고 들어가기에도 힘든 곳 구석에 큰 개가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언제 데려왔는지도 모를 그 개에게로 아빠가 쓰레기더미를 헤쳐 데려가주었습니다
개를 좋아했던 저는 좋아라하고 만져줬습니다

아빠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개가 죽어 산에 묻어주었다했습니다


초등학생이 되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어느날
과외선생님과 오빠가 쇼파에 앉아서 강아지가 엄청 작고 귀엽다며 얘기를 하고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강아지를 얘기하는 것인가 했지만 알고보니 할머니댁에 새로운 새끼 초코푸들이 왔다는것입니다

몇달이 지나고 할머니집 안에 있던 초코푸들 나리는 몸집이 커지면서 대문앞으로 옮겨졌습니다

나리는 몸집이 커지고 그 이후 대문에 묶인채 방치 당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전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한다던 저는 가끔가는 할머니집 대문에 묶여있는 나리가 짖는다는 이유로 무서웠습니다 더럽다는 이유로 싫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버려지고 안락사당하는 강아지들을 불쌍하게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사지말고 입양하라 했습니다

저는 위선자입니다 5분거리의 할머니집 대문에 묶여있는 나리의 고통은 외면했으면서 핸드폰 화면안의 유기견들은 불쌍히 여겼습니다

얼마전 나리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리가 살아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저는 왜 나리가 죽고 나서야 내가 씻겨줄걸, 산책시켜줄걸 후회하는 걸까요
제가 나리를 죽였습니다

이제서야 왜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요
왜 지금 눈물이 나는 걸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주제에 시간을 돌리고 싶은걸까요 나는 모순덩어리 가식쟁이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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